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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수성연(積水成淵)'의 장학기금
  • 작성자 인권교육과
  • 작성일시2018/07/02 14:57
  • 조회수400

[광주일보 2018. 5. 23.]


박치영 (재)광주북구장학회 이사장


우리나라가 그간 이뤄낸 경제적 성장은 세계적으로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렵다.

6·25전쟁 직후 국민소득 45달러로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우리나라는 60여 년 만에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최빈곤국이 유례없는 압축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로 다양한 요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훌륭한 인적 자원을 길러낸 우리나라 특유의 ‘높은 교육열’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녀들의 학업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던 우리 부모 세대들의 사연은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던 그 시대의 풍경과 같았다. 그것이 당연했고, 당연하게 인식되던 시절이었다.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어려웠던 시기에서 벗어나 비교적 나은 삶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환경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며, 이런 학생들에게 장학금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와 같다.


(재)광주북구장학회는 지난 2007년 10월 초 설립됐다. 당시 상대적으로 취약계층 비율이 높았던 북구는 장학회 설립이 더욱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물론 설립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복지예산 지출 비중이 높은 북구 실정에 비춰봤을 때 거액의 장학기금 조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송광운 북구청장의 장학기금 마련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고 이심전심 이에 공감한 많은 북구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들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이다.


출범 당시 장학기금 80억 원을 목표로 출발했던 북구 장학회는 5월 현재 70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다수의 소액 기탁자들이 힘을 모아 장학기금을 마련했다는 것은 우리 북구 공동체의 따뜻함을 보여주는 자랑이다.
고액의 소수 기탁자가 아닌, 다수의 평범한 주민들이 저마다의 사연에 마음을 담아 기탁금을 보내왔다. 지금까지 5만 3000여 명이 참여했는데, 이는 전체 북구 주민의 약 12%에 해당하는 숫자다.


4년 간 폐품 수집을 통해 모은 돼지 저금통을 기탁한 운암동 이윤복 씨의 사연과 두암동에서 붕어빵 장사를 통해 얻은 수익금 일부를 매년 기탁하는 김병란·홍주은 모녀의 사연은 형편이 넉넉지 않음에도 주변을 먼저 생각한 따뜻한 사례로 기억된다.


그 밖에 많은 주민들이 떡국떡 판매, 동 축제, 교복 나눔행사, 가래떡 판매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발생한 이익금을 기탁해왔다.


아름다운 기탁 행렬에 동참하는 것은 비단 어른들만의 몫은 아니었다. 장학회 설립 초기 문흥지구에 위치한 유치원 원생 150명이 고사리손으로 모금한 20만 원을 장학기금으로 써달라고 보내온 사연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장학금의 가치를 더욱 빛내준 기특한 사연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장학증서 대표 수여자였던 김수민 학생은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고자 이듬해 학업 도중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50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이렇듯 돌아보면 기탁금에 배어 있는 사연 어느 하나 따뜻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래서 그간 모인 장학기금은 우리 북구 공동체의 따뜻함 그 자체이기도 하다.


(재)광주북구장학회는 그 동안 열 번의 장학금 수여식을 가졌고 해마다 장학금 규모를 늘려 10년간 1526명의 학생에게 총 13억 15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설립 당시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명실공히 지역사회의 대표 장학기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적수성연(積水成淵)’이라는 말이 있다. 한 방울씩의 물이 모여 연못을 이룬다는 뜻으로, 작은 것도 모이면 큰 것이 된다는 얘기다. 북구 장학회의 모습이 이렇다 할 것이다. 결코 쉽지 않았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소중한 기탁금들이 모여 70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처음 목표했던 80억 원에도 성큼 다가섰기 때문이다.


소액 기탁자들의 정성이 모여 조성된 기금이 북구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의미 있는 역할을 하리라 굳게 믿으며 앞으로도 북구장학회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희망해 본다.


기사링크 :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527001200631910131